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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동 화장실에 대하여 2: PetKit Pura X (펫킷 퓨라엑스)

[솜솜] 2023. 4. 13. 02:38

거두절미하고 1탄에서 이어서 쓰는 고양이 화장실 2탄! 지난 리터로봇 3 글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도 추가합니다: https://somsomlife.tistory.com/14

 

고양이 자동 화장실에 대하여 1: Litter Robot 3 (리터로봇3)

현생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2017년도에 첫 녀석을 입양한 이후 2019년도에 첫째가 외로워 보인다는 핑계로 (사실은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해) 둘째를 입양했다. 장운동이 활발한 두 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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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후반기에 고장 난 리터로봇을 고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부품 교체만 서너 번) 되살아나지 않았고. 더 이상 직접 감자를 캘 수 없었던 나는 리터로봇을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쥐 잡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2019년보다는 옵션이 많기는 했었지만, 네이버에서 후기가 심심찮게 올라오는 여러 모델들은 (예: 라비봇, 디클 팻트리, 해밀팻 등등등) 한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어서 포기 (여담이지만 한국은 고양이 화장실도 더 옵션이 많다 인구는 미국이 훨씬 많은데 왜 그런 거야 대체... 왜...).

 

리터로봇처럼 돌아가는 모델이 아닌, 옆 사진처럼 갈퀴(?) 형태로 되어서 감자를 밀어 통으로 배출하는 형태도 제외. 이유인즉 냥이의 감자가 단단하지 않거나 모래가 제대로 응고가 되지 않으면 저 갈퀴가 오히려 모든 걸 바스러주기 때문에 (어떻게 아냐고요? 저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휴). 특히 첫째 냥이의 응가가 딱딱하지 않은 편이라 삽으로 퍼낼 때도 조심스러운데 기계가 밀어버린다 생각하니 절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도저히 자존심 상해서 리터로봇 3을 새로 사기는 싫었지만 대안이 없나 싶은 찰나... 아마존닷컴에서 Petkit Pura X를 보게 되었다. 리뷰가 몇 없어서 불안했지만 한 달 만에 고장 난다거나 하면 아마존에 따져서 환불받아버릴 테다 하며 아마존의 신뢰를 등에 업고 결제 진행 고!

 

응가 치워줘서 고맙다냐옹

 

약 1년 반, 햇수로 2년여의 PetKit Pura X 실사용 후의 장단점을 요약해 봤다 (감자 캐기에서 해방! 이건 이제 너무나 디폴드값이라 제외.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고 발전을 하되 후퇴는 자발적으로는 절대 못한다는 점...)

장점:

  • 디자인이 리터로봇보다는 예쁜 것 같다. 난 옷장 안에 숨겨두지만 만약 밖에 있다면 윗면이 평평해서 뭘 올려둘 수도 있고, 수납을 할 공간이 생겨서 좋은 듯.
  • 냥이 몸무게를 져준다. 다묘가정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딱히 쓸모가 많지는 않은데 수치로 보여주니 도움은 되었다.
  • 냄새가 리터로봇보다 조금 덜 나는 듯. 이건 얘네가 자체적으로 뿌리는 탈취제 비슷한 용액 때문일 수도 있고, 밑 배변통이 작아서 금방 금방 갈아줘서 그런 걸 수도 있다.
  • 앱은 리터로봇보다 더 잘 만드는 등. 나름 처음 몇 달간 만족하고 물/밥 자동 기계들도 이 브랜드로 바꿔서 같이 관리.

 

단점:

  • 밑 배변 서랍(?)이 작아서 어느 정도 차게 되면 서랍을 꺼낼 때마다 내용물이 와르르 쏟아진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음 2). 참고로 이게 한쪽으로 쌓이는 구조라 꽉 차지 않았어도 찬 것처럼 될 수 있다. 여하튼 매번 서랍 열 때마다 조심해서 여는데도 꼭 뒤처리를 한번 더 해야 해서 (배변통이 지나간 자리를 다시 또 휴지 등등으로 주워야 함) 조금 짜증. 그리고 서랍이 작으니 자주자주 갈아줘야 한다 (이건 그냥 내가 게을러서 단점이다).
  • 입구와 기계 사이즈가 리터로봇보다 작아서인지 첫째 냥이 녀석이 들어갈 때 좀 짜증을 내는 것 같(...).
  •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라스트 팡 최고 단점은... 예상했겠지만 2023년 3월쯤 고장이 났다. 

인터넷을 뒤져 리셋도 해보고 나름 고쳐보려 고군분투했으나... 실패. 생각보다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 정보를 구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아마존을 통해 샀으니 그들을 통해 펫킷에 연락을 취했고, 대충 몇 주간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나: yo 펫킷 고장 났어. 1년 워런티인 건 알지만 나 1년 반밖에 사용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좀 교환이든 뭐든 될까?

펫킷: 1년 워런티 지났으니 교환은 힘듭니다 휴먼. 하지만 넌 우리의 소중한 고객이니 30% 할인 쿠폰을 줄게.

나: 지금 아마존에 같은 가격 물건 40% 세일해서 파는 거 다 보이는데 그게 무슨 할인이야. 그럼 40%에 30% 더해서 더 할인률 높여주면 한번 고려해 볼게.

펫킷: 그건 불가능할 것 같아. 안 살 거면 수리해야 하는데 수리도 네가 하기는 솔직히 힘들걸? 그래서 수리해도 고칠 수 있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다면 해볼 테니? 부품 따로 팔아줄게.

나: (... 딥빡침)

 

 

나 스스로 고칠 수 있었던 리터로봇이 고맙게 느껴질 줄은 몰랐건만... 여하튼 저 위의 대화를 끝으로 화난 나는 "해외 중소기업에서 물건을 사는 게 아니었어!!!"라고 과거의 나 자신을 질타하며, 잠시 펫킷을 쓰는 동안 새로 나온 신상 리터로봇 4를 질렀다. 이번에는 워런티도 3년용 추가로 구매했다. 글을 마치며 냥이 집사들을 위해 고양이 화장실 꿀팁을 조금 추가하자면:

 

  1. 워런티 비싸도 1년 이상 할 수 있는 거 있으면 사길. 고양이 화장실은 꼭 1년 넘어서 고장 난다. 물론 고장 안 나는 경우도 주변에서 봤다 (주로 고양이 한 마리 키우고 고양이가 화장실을 자주 안 가는 집들). 실제로 내 친구는 수컷 한 마리 키우는데 5-6년간 멀쩡히 잘 쓰고 있음. 그러나 나의 두 수컷냥이들은 많이 먹고 많이 싸서... 고장이 잘 나는가 보다 하고 타협했다 ㅠㅠ
  2. 일단 많은 이용자가 있는 브랜드를 사는 게 좋은 것 같다. 이 광활한 인터넷에 정보가 너무 없었다... ㅠ

현재는 다시 한번 손으로 매일 아침저녁 감자를 캐며... 리터로봇 4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 물건 오면 예전에 썼던 리터로봇 3의 기억을 더듬으며 비교글을 올려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