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감상평: 개인적으로 애플이라는 브랜드, 그리고 애플이 만드는 모든 제품들에 지대한 애정과 관심을 쏟는 일인으로써 이제야 읽은 게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었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 꼭 애플 유저가 아니더라도 IT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커다란 열정에 대한 동경이나 본인 스스로 열정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많은 공감을 하며 읽을 듯.
사담 가득 감상평:
스티브 잡스. 그의 생애를 담아낸 스티브 잡스의 전기. 전문 전기 작가로 유명한 월터 아이작슨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본 스티브 잡스의 삶.
사실 나는 책을 고를 때 위인전/자서전/전기 등을 찾아 읽지는 않는 편이다. 특히 오래 전에 존재한 사람이 아닌 현시대에 (나름 함께) 존재한 사람에 대한 책은 더더욱. 제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한들 책을 쓴 글쓴이의 입맛에 따라 바뀌는 평가들이 나의 시선과 다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항상 들었기 때문이다. 괜스레 나의 의견이 다른 사람에 의해 바뀌는 게 싫었달까.
2009년부터 쭉 애플 제품들을 사 왔고, 제품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대학원 시절 인턴 생활도 3개월 하고 입사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던 1인으로서, 스티브 잡스의 대단함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나의 팬심도 차고 넘쳤는데, 그래서 더욱 더 선뜻 그의 전기에 손이 가지 않았다. 일단 뭐 새로운 게 있겠나 싶기도 했고 스티브 잡스의 인간됨됨이가 별로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책을 읽고 “인간 스티브 잡스가 싫어져서 애플 제품을 쓸 때 거슬리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살짝 했던 것 같다 (결론만 말하자면 전혀 쓸모없는 걱정이었다).
걱정반 기대반으로 시작한 책은, 더 일찍 읽지 못한것이 후회가 될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고,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한 개인으로서의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의 삶 자체는 이미 미디어에 노출이 꽤 되어 있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 책처럼 객관적으로 여러 시각에서 서술된 이야기들을 읽는 건 오히려 처음이었다. 천재의 비범함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개 xx의 면모도 지닌,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독특한 인간. 하지만 그 독특함을 비판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왜 스티브 잡스가 이런 사람이 되었을까에 대한 여러 가지 가설들을 보여주고, 독자 본인이 생각하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작가의 글솜씨가 정말 훌륭했다. 때로는 영화 같고 때로는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한 개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인간 스티브 잡스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2) 애플팬들을 위한 선물같은 책:
애플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첫 맥 컴퓨터부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까지 애플 전 제품의 역사를 다시금 읊어주는 책이 재미없을 리가 없다고 확신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제품으로 상용화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 제품들에 대한 그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들 (예를 들자면 그 유명한 "디바이스에는 무조건 스타일러스가 딸려 와야 함" vs "손가락이 최고의 스타일러스다"와 같은)이 정말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지금 뒤돌아보면 정말 한 시대를 바꿔놓은 제품이었던 아이폰조차 당시에는 비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 놀라웠고, 오히려 그것이 스티브 잡스의 선견지명을 더더욱 돋보이게 했다. 빌게이츠와의 라이벌 구도와 굵직굵직한 다른 테크 전설들과의 불꽃 튀기던 (?) 경쟁과 협력 이야기들은 덤.
3) 스티브 잡스의 열정: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깊었던 부분은 스티브 잡스의 개인의 프로덕트, 더 나아가 애플이라는 회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었다. 물론 그의 열정이 회사와 제품들에 집중될수록 피해를 입은 가족들, 특히 딸들에게는 좀 안된 얘기지만, 정말 무엇인가에 온 마음을 다해 열정적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책을 읽는 내내 솔직히 부러웠다. 이미 현재의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 나이에 컴퓨터에 미쳐 있었던, 그리고 그 이후에 이 세상을 말 그대로 완전히 뒤바꾼 제품들을 상상하고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 나는 무엇인가에 그렇게 미쳤던 적이 있었던가? 항상 안전하고 예상할 수 있는 길만 선택한 것은 아닐까? 내가 열과 성의를 다 할 수 있는 어떤 것에 베팅한 적이 있었던가?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대체로 책을 쌓아두는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이번 책도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다 읽고 난 후 종이책을 사서 집으로 배송시켰다. 영어 원서로 다시 읽을 예정이다. 특히 스티브 잡스 본인의 입에서 나온 명언들은 번역본이 아닌 본인의 말 그대로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정말 그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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